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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시고렝 만들기, 이국적인 볶음밥 한 그릇

by 아빠노트 2025. 3. 31.

하루 세끼 밥을 먹는 우리에게 볶음밥은 익숙한 메뉴입니다. 하지만 같은 볶음밥이라 해도 세계 각지에는 그 나라만의 개성과 향을 담은 특별한 볶음밥들이 존재하죠. 그중에서도 인도네시아의 대표 요리, 나시고렝은 한번 맛보면 쉽게 잊히지 않는 이국적인 풍미를 자랑합니다. 단짠의 매력을 가진 케첩 마니스, 감칠맛을 더해주는 삼발 소스, 고소한 계란 프라이와 어우러진 찬밥의 조화. 단순한 볶음밥이지만 완성된 한 접시는 마치 여행지의 한 끼처럼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더군다나 나시고렝은 특별한 조리 기술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요리 초보자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고, 한국에서도 충분히 재료를 구해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인 세계 요리입니다. 오늘 저녁, 평범한 밥 대신 이국적인 한 접시로 식탁 위에 작은 여행을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요?

 
 

목차

나시고렝이란? 인도네시아 국민 볶음밥의 정체

나시고렝 재료와 만드는 법

맛있게 즐기는 법과 추천 조합

 

나시고렝 만들기, 이국적인 볶음밥 한 그릇
나시고렝 만들기, 이국적인 볶음밥 한 그릇

 

나시고렝이란? 인도네시아 국민 볶음밥의 정체

볶음밥이라는 말은 익숙합니다. 매일 먹는 밥을 다시 볶아 새로운 한 끼로 만드는 건 우리에게도 흔한 풍경이지요.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나시고렝은 그저 남은 밥으로 만든 요리라고 하기에는 뭔가 특별한 구석이 있습니다. 단맛이 도는 간장, 입안 가득 퍼지는 향신료, 그리고 구수한 계란 프라이까지. 수수한 듯하지만 입에 넣는 순간 전혀 다른 공간으로 데려다주는 요리입니다. 나시고렝이라는 이름도 참 단순하지요. '나시'는 밥, '고렝'은 볶다. 그러니까 이름 자체도 볶음밥입니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인도네시아라는 나라의 정서와 입맛이 깊게 스며들어 있습니다.

이 요리는 사실 중국에서 온 볶음밥 문화에 인도네시아의 손맛과 입맛이 얹혀진 결과입니다. 이민자들이 남긴 요리가 시간이 흐르며 그 땅의 기후와 재료, 그리고 사람들에 맞게 바뀐 것이지요. 케첩 마니스라는 달달한 간장, 그리고 삼발이라는 매콤한 소스가 그것을 잘 보여줍니다. 이 두 가지가 합쳐지면 단맛과 짠맛, 매운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여기에 고기나 해산물, 채소를 더하면 풍미는 한층 깊어집니다.

나시고렝은 아침에도 먹고, 저녁에도 먹는 음식입니다. 거리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고, 고급 식당의 정찬으로도 등장합니다. 닭고기를 넣으면 아얌 나시고렝, 해산물을 넣으면 해물 나시고렝, 템페를 넣으면 채식 나시고렝이 됩니다. 바리에이션이 무궁무진하다는 건, 이 음식이 얼마나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겠지요. 요란스럽지 않지만, 그 안에 이국적인 향과 맛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나시고렝 한 접시는 인도네시아의 부엌과 거리, 그리고 그곳 사람들의 정서를 함께 전해주는 작은 여행입니다.

 

나시고렝 재료와 만드는 법

 

나시고렝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걸 내가 만들 수 있을까?’였습니다. 향이 낯설고, 재료도 특이해 보여 겁이 났지만 막상 만들고 보니 생각보다 훨씬 간단했습니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고, 한국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충분히 비슷한 맛을 낼 수 있습니다.

우선, 찬밥이 필요합니다. 갓 지은 밥은 너무 촉촉해서 잘 볶이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냉장 보관된 밥을 쓰는 게 좋습니다. 고기는 닭고기나 새우를 주로 쓰지만, 냉장고에 있는 스팸이나 햄, 심지어 남은 소불고기도 좋습니다. 양파와 마늘을 잘게 다져 기름에 먼저 볶아 고소한 향을 살리고, 고기를 넣어 색이 변할 때까지 익혀줍니다. 그다음 밥을 넣고 눌어붙지 않게 잘 풀어주며 볶습니다. 이때 불 조절이 중요합니다. 너무 세면 재료가 타고, 너무 약하면 밥이 눅눅해지지요.

이제 중요한 소스입니다. 케첩 마니스가 있다면 최고지만, 없다면 간장과 올리고당을 1:1로 섞어 쓰면 비슷한 맛이 납니다. 삼발 소스가 없을 경우엔 고추장에 라임즙을 조금 넣으면 그 매콤하고 상큼한 풍미를 어느 정도 살릴 수 있습니다. 이 소스를 팬에 먼저 살짝 졸이다가 밥과 함께 섞으면 훨씬 더 깊은 맛이 납니다. 마지막으로 후추를 뿌려 마무리하고, 팬에 살짝 눌어붙은 밥이 만들어내는 고소한 향까지 챙기면 완성입니다.

계란 프라이는 꼭 함께 올려 주세요. 반숙으로 익힌 계란을 밥 위에 올려 노른자를 터뜨려 비벼 먹는 그 순간, 나시고렝은 완성됩니다. 접시에 밥을 담고 오이 슬라이스, 토마토, 고수잎을 조금 얹으면 그야말로 현지 느낌이 살아납니다. 재료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익숙한 듯하면서도 조합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을 만들어냅니다. 만들다 보면 그 오묘한 균형이 재미있고, 먹다 보면 어느새 그 향에 빠져들게 됩니다. 집에서도 어렵지 않게 이국적인 한 접시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 생각보다 더 기분 좋은 일이 아닐까요?

 

맛있게 즐기는 법과 추천 조합

나시고렝은 그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곁들이는 음식이나 음료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집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사테라는 꼬치구이와 함께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땅콩소스를 얹은 고기꼬치가 단짠의 볶음밥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식사의 만족도를 높여줍니다. 조금 느끼하다고 느껴진다면 아차르라는 채소 절임을 곁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오이, 양파를 새콤하게 절인 이 반찬은 입안을 산뜻하게 씻어주는 역할을 하죠. 템페라는 콩 발효식품을 곁들이면 식물성 단백질을 더할 수 있어 영양 면에서도 균형이 맞춰집니다.

음료로는 자스민 향이 살짝 나는 차가운 아이스티나, 라임을 띄운 탄산수 같은 것이 잘 어울립니다. 무거운 소스가 들어간 볶음밥이라 가벼운 음료가 조화를 이루거든요. 맥주를 좋아하신다면 쌉싸름한 라거 타입이 추천입니다. 기름기를 깔끔하게 정리해 주니까요.

한국식 퓨전으로도 재미있는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불고기를 넣어 만든 나시고렝은 단짠 조화가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습니다. 삼발 소스 대신 볶은 김치를 넣으면, 고슬고슬한 김치볶음밥과 비슷하면서도 뒷맛이 색다른 한 그릇이 완성됩니다. 스팸을 넣으면 짠맛과 고소함이 올라와 아이들과 함께 먹기에도 좋습니다. 고수를 싫어하신다면 생략하셔도 되지만, 그 향긋한 풀향을 즐기실 수 있다면 꼭 한 번 얹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입에 넣는 순간 동남아 현지의 감성이 확 살아납니다.

나시고렝은 재료나 방식에 따라 얼마든지 변형이 가능한 요리입니다. 냉장고에 남은 재료로도 충분히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고, 한 끼 식사로서의 만족도도 높습니다. 볶음밥이라는 범주에 묶어 두기에는 너무도 깊고 풍부한 매력이 있지요. 오늘 하루, 익숙한 메뉴가 지겹게 느껴진다면 나시고렝을 만들어 보세요. 특별한 도구도, 복잡한 재료도 필요 없습니다. 당신의 주방에 이국적인 바람을 불어넣어 줄 아주 쉬운 한 접시입니다.